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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학

<영상학> 슈퍼 사이즈 미 다큐멘터리 분석

by 하호섬섬 2024. 4. 23.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는 남자

슈퍼 사이즈 미의 텍스트

슈퍼 사이즈 미는 미국의 모건 스펄록 감독이 2004년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감독은 비만을 이유로 맥도날드를 고소한 두 소녀의 다소 황당한 뉴스 기사를 본 뒤 이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의 주된 내용은 감독 본인이 직접 실행하는 한 달 동안 패스트푸드만 먹는 실험입니다.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막은 도입부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감독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계기와 미국 사회의 비만 문제, 실험에 들어가기 전 감독의 상태 등을 보여줍니다. 2막에서는 본격적인 실험이 진행되는데요, 그에 대한 시민들의 인터뷰와 패스트푸드를 향한 비판 인식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장인 3막에서는 실험의 결과와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직접적인 메시지, 그리고 이 작품이 공개된 뒤 발생한 사회 변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슈퍼 사이즈 미의 서브 텍스트

슈퍼 사이즈 미의 서브 텍스트에 대해 알아봅시다. 이 다큐멘터리는 앞서 설명했듯 3막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감독은 작품을 통해 직설적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언급하기 때문의 이 작품의 서브 텍스트 또한 쉽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바로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입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의견을 내레이션과 인터뷰를 통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지만 다큐멘터리는 단순 비판적 성격에서 좀 더 나아가 과격한 조롱의 태도를 취합니다.

 

다큐멘터리는 시종일관 빠른 템포로 리듬감을 유지하며 진행됩니다. 경쾌한 음악이 곳곳에 삽입되었고 다양한 영상 효과와 우스꽝스러운 그림체의 애니메이션 역시 영상에서 꽤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특히 다이어트에 실패한 비만인이 수술이라는 방식을 택할 때 나오는 수술 장면과 그를 표현하는 방식은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 정도입니다. 수술 장면은 별도의 편집 없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며 영상에 깔리는 배경음악은 매우 역설적으로 고상한 클래식입니다. 물론 이 다큐멘터리가 미국 사회의 비만이 개인의 문제이기보다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장면을 통해 시청자는 감독이 개인적으로 비만인에 대한 경멸적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감독은 상당히 시혜적인 태도로 인터뷰를 진행하는데요, 열량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시민들을 바보로 묘사하는 연출 방식은 감독이 미국 사회와 더불어 미국 시민들에게까지 상당한 적개심을 품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작품에는 감독 외에도 상당히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다들 개성이 아주 강합니다. 그중에는 하루에 햄버거를 5개 이상 먹는 남성, 다이어트에 성공하여 강연하러 다니는 사람, 그 강연에 참석했지만 강연자처럼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음에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 학생들의 급식을 지도하는 영양사 등이 있습니다. 감독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영상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이 사람들은 어딘가 한심해 보입니다. 실제로 이 사람들이 한심해서가 아닌 감독이 아주 주관적인 시선으로 영상에 이 사람들을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채식주의자인 감독의 시선에는 분명 당신들보다 내가 우월하다는 선민사상이 담겨있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감독의 이 사상은 이 다큐멘터리의 근본적 조건으로 전제되어 모든 장면의 기저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또한 이 다큐멘터리는 감독이 인위적인 상황을 만들어 그에 대한 과정을 담아내는 방식인 수행적 접근법으로 제작되었으므로 제작자 본인의 주관이 아주 강하게 묻어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는 작품에 객관성의 부재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슈퍼 사이즈 미의 콘텍스트

다음으로는 슈퍼 사이즈 미의 콘텍스트입니다. 우선 우리는 이 작품이 제작된 시기에 대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슈퍼 사이즈 미는 비만이 미국 사회에 팽배해 최대치에 달한 2004년에 탄생했습니다. 2004년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시기로, 2001년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로 인해 국민 삶의 질 개선보다는 국가의 경제적 발전이 우선시되는 시기였습니다. 이렇게 등한시된 미국 국민들의 건강은 각종 패스트푸드로 인해 악화하였고 결국 많은 사람이 비만이라는 현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또한 다수의 패스트푸드 기업을 상대로 진행된 소송에서 기업들은 빈번히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비만 유발에 대한 책임을 피해 갔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시기에 통과된 치즈 버거 법안 역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업 위주의 법안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미국 국민들의 질병은 개인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공공연한 사회적 인식이 이 영화의 제작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다큐멘터리는 흥행에 성공했고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이 비단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고 많은 기업이 국민들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자신들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맥도날드는 슈퍼 사이즈 옵션을 폐지했으며 영양 성분표를 매장에 의무적으로 비치했고 미국 다수의 학교에 전보다 건강한 급식이 배급되었습니다. 이는 무척 크고 긍정적인 변화로 하나의 영상 콘텐츠가 사회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작품 슈퍼 사이즈 미는 감독의 과한 주관성과 극단적 실험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이 다큐멘터리가 일으킨 사회적 반향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영상업계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집니다.